2019년 7월 9일 우리나라 특허등록 200만 호가 나왔습니다. 200만 호 특허권자는 ㈜오름테라퓨틱(대표 이승주)으로 알려졌습니다.새롭게 개발한 기술이 ‘세계에서 최초이며(신규성), 기존 기술과 비교하여 일정 수준 발전한 것이어야 하고(진보성)’, 같은 기술이면 ‘먼저 신청한 사람에게’ 특허를 등록해 줍니다. 우리나라 특허청에 등록되는 특허라도 전 세계 자료를 참조하여 심사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특허청에 등록되는 특허라도 세계에서 처음 개발한 기술입니다. 우리나라에 등록되는 특허는 전 세계에서 통할만 한 기술 수준이어야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도 됩니다. 다만 외국에 특허를 등록하려면 돈이 많이 들고, 특허로 등록해도 산업 활동에 얻는 기대 이익이 많지 않을 때는 포기합니다.
우리나라의 특허 1호는 1948.11.20., 특허 100만 호는 2010.12.03., 특허 200만 호는 2019.07.09.이니 첫 특허에서 100만 호까지 62년이 걸렸습니다. 그렇지만 100만 호에서 200만 호로 가는 데에는 약 9년이 걸렸으니 속도가 무척 빨라졌습니다. 특허청 자료로 중앙일보(신재민 기자)가 작성한 그래프를 보면 우리 특허가 얼마나 숨가프게 달려 왔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특허등록 동향은, 특허가 기업의 경제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 경제 발전과 거의 흐름을 같이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외국인도 특허를 신청하여 등록하는데, 2010년에서 2018 년까지 외국인이 등록한 특허는 전체에서 개략 1/4정도 됩니다. 외국인이 우리나라 시장에 관심을 꽤 기울이고 있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그림: 특허등록 현황, 중앙일보 기사에서 따옴>
다른 나라에서 200만번째 특허가 나온 때를 보면, ①미국은 1935년, ②프랑스는 1985년, ③영국은 1986년에, ④일본은 1995년, ⑤독일 2015년, ⑥중국 2016년에 나왔으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7번째로 200만개 특허를 등록한 나라입니다.
우리나라 특허 관련 통계를 보면 ‘1년에 21만 건 정도 특허가 신청되고 이 건수는 세계 4위, 국제특허출원(PCT)은 2018 년에 17,014건으로 세계에서 5위’입니다. 그리고 국제특허출원에서 기술을 공개하는 언어로 우리 한글이 들어간 지도 꽤 오래됐습니다. 대한민국은 국제 특허 분야에서 대략 4~5위를 차지할 정도로 위상이 상당히 높습니다. 세계 특허 관련 행사에 가면 저런 위상에 맞게 대우를 받습니다. 참 뿌듯합니다.
특허 200만 호를 두고 비판하는 주장도 나옵니다. 수는 많지만, 원천 특허와 같이 알찬 특허는 많지 않다거나 사업화되지 않고 사장되는 장롱 특허가 많아 곤란하다고 합니다. 특허의 질과 양의 문제에서, 질 좋은 특허는 양이 많을 때 더 많이 나온다고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장롱 특허 문제는, 특허성이 있다고 해서 사업성이 있다는 것과 직결되지 않습니다. 특허는 미래 시장 환경이 적절하면 언제든지 사업화할 가능성이 있는 자산으로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기술 개발은, 우리 기업의 국제 경쟁력과 직결됩니다. 우리 스스로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멀리 보고 기술을 개발할 기반을 튼튼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기술은 사람이 개발하는 것이고, 하루아침에 개발할 수 없습니다. 기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기술분야로 가서 활동하더라도 자존심이 구겨지지 않는 사회 제도와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창의력은 연구자의 머리에서 나온다고 하면서 연구자를 행정업무에 묶어 두거나, 기술사는 기술자에게 최고 자격인데 기술사제도가 망가져 기술자가 되려는 꿈을 접게 만들고, 전문가가 중요하다고 하면서 특허 전문가인 변리사에게 ‘법에 규정된 소송대리권’조차 억지로 막는 법원, 이런 현실이 전문가가 되려는 꿈을 접게 만듭니다. 불합리한 것들은 바탕부터 바로잡아야 합니다.
이제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기술이 중요하다고 외치는 요즘에, 기술자와 연구자가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300만 번째 특허는 9년 안에 나올 수 있을까요?
자유칼럼 2019년 9월 24일에 실은 글입니다.
http://www.freecolum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