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9-07-01 14:17
특허침해주장을 방어할 때 유의할 것
 글쓴이 : 김일곤
조회 : 2,073  

특허권자의 경고장 발송이나 민형사 고소로 시작되는 특허권 침해사건이 생길 때,이를 방어하는 입장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자신의 행위가 특허권의 침해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해야 한다.

 

침해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특허발명의 내용을 파악하여 그 보호범위(권리범위)가 어디까지 미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는데, 특허발명의 보호범위는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에 의하여 정하여지게 되는 바 먼저 특허공보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데, 특허공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유의할 점에 특허공보에 기재된 특허청구범위만 단순히 확인할 것이 아니라 해당 출원의 통합행정정보나 등록사항 등의 확인을 통하여 출원 과정에서 이루어진 보정 관련 정보나 등록 후 진행된 심판 관련 정보도 반드시 살펴보는 게 좋다. 왜냐하면 특허권자의 사전 동의나 허락 없이 제3자가 무단으로 특허청구범위에 기재된 사항과 동일하거나 극히 유사하게 실시할 경우에도 특허권 침해가 성립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출원 과정에서 이루어진 보정 관련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금반언의 원칙(File Wrapper Estoppel)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함인데, 금반언의 원칙에 따르면 특허권자가 특허발명의 출원과정에서 특허발명과 대비 대상이 되는 제품(이하 대상제품이라 한다)을 특허발명의 청구범위로부터 의식적으로 제외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특허권자가 대상제품을 제조·판매하고 있는 자를 상대로 대상제품이 특허발명의 보호범위에 속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18. 8. 1. 선고 2015244517 판결).

 

여기서 특허발명의 출원과정에서 대상제품이 청구범위로부터 의식적으로 제외된 것인지는 명세서뿐만 아니라 출원에서부터 특허될 때까지 특허청 심사관이 제시한 견해, 특허권자가 출원과정에서 제출한 보정서와 의견서 등에서 주장한 내용의 의도, 보정이유 등을 고려하여 판단하는 바, 특허권자가 특허발명의 기술적 특징으로 적극 주장한 내용에 대응하는 구성이 대상제품에 포함되지 않는다면 다른 구성들이 비록 특허발명의 구성과 동일하더라도 금반언의 원칙을 근거로 특허권 침해가 성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러한 법리는 특허등록 후 이루어지는 정정을 통해 청구범위의 감축이 있었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는 점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등록 후 이루어진 심판 관련 정보를 확인해야 하는 이유는 무효심판에 의하여 청구범위의 일부가 무효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청구범위에 독립항과 이를 한정하거나 구체화하는 종속항이 기재되어 등록된 특허발명이 있다고 가정할 때, 독립항의 권리범위가 종속항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훨씬 넓게 해석될 것이고, 대상제품이 독립항의 권리범위에는 속하나 종속항의 권리범위에는 속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만약 등록 후 무효심판으로 독립항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일부 무효)되었다면 대상제품을 무단으로 실시하더라도 특허권 침해가 성립되지 않는다.

 

이와 같이 특허발명의 출원 경과나 등록 후 심판 관련 사항들을 모두 고려하여 검토하였으나 특허권 침해를 벗어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대상제품의 실시가 공지기술의 실시에 해당되는지 여부도 검토해 볼 수 있다.

 

왜냐하면, 특허발명과 대비되는 대상제품이 공지의 기술만으로 이루어진 경우이거나 그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공지기술로부터 쉽게 실시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될 경우에는 이른바 자유실시기술로서 특허발명과 대비할 필요 없이 특허발명의 권리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보기 때문이다(대법원 2017. 11. 14. 선고 2016366 판결). 이러한 자유실시기술 법리는 특허권 침해 여부를 판단할 때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것으로, 대상제품이 특허발명의 청구범위에 나타난 모든 구성요소와 그 유기적 결합관계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이른바 직접적인 문언 침해(literal infringement)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그대로 적용되어 특허권 침해가 성립되지 않는다.

 

살펴본 바와 같이, 특허권자의 침해 주장이 있을 경우 침해가 성립되는지 여부를 먼저 검토해야만 할 것이고, 이를 검토할 때 단순히 특허공보에 기재된 청구범위만 검토할 것이 아니라 해당 특허발명의 출원 과정과 등록 후 심판 여부 등을 꼼꼼히 찾아보는 게 좋다. 그럼에도 간혹 이를 지나침으로서 침해 사실을 쉽게 인정하는 안타까운 경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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