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출원할 때에는 특허법 및 관련 시행규칙 등에 규정된 서식과 방법에 따라 작성된 명세서를 제출해야 정식 출원으로서 특허출원일을 인정받을 수 있었다.
특허출원일은 특허요건 판단할 때 기준일이 되는 바,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특허출원을 할 필요가 있는데, 정해진 요건에 따른 명세서 작성에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어 이를 보완하기 위한 청구범위 제출 유예제도 등이 시행되고 있었으나, 청구범위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규정된 서식에 따라 제출해야만 하는 등 출원인의 불편은 여전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하여 국내 일부 대기업에서는 미국의 가출원(Provisional Application) 제도를 활용하여 특허출원일을 조기에 확보하는 방안을 시도하기도 했다. 미국에는 형식의 제약이 없는 명세서를 제출하는 가출원(Provisional Application) 제도를 통하여 특허출원일을 조기에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미국은 가출원 제도를 통하여 형식의 제약이 없는 명세서(예를 들어, 논문이나 연구노트 등을 그대로 제출)를 제출한 후 1년 이내에 정규출원으로 전환하면 최초 출원일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미국에 먼저 가출원서를 내고, 이를 기초로 조약우선권을 주장하여 국내에 특허출원을 하는 방안인데, 미국 시장 진출 계획이 없는 경우라면 특허출원일의 조기 확보만을 위하여 불필요하게 미국 출원 비용을 부담해야하는 문제점이 있다.
이런 제반 상황을 고려하여 특허청은 2020년 3월 30일부터 국내에서도 출원 명세서의 형식에 제약을 받지 않고 그대로 제출할 수 있는 임시 명세서 제출 제도를 시행한다.
이론 임시 명세서 제출 제도를 통하여 제출할 수 있는 임시 명세서는 기존 명세서 서식을 따를 필요가 없어 연구노트나 논문 등에 기재된 발명을 별도 수정 작업 없이 그대로 제출할 수 있다. 일반 서면 제출은 물론 전자출원 시스템을 통해서도 제출할 수 있으며, 전자출원 시스템을 통하여 제출할 경우 파일 형식은 PDF, DOC, DOCX, PPT, PPTX, HWP, JPG, TIF 와 같이 일반적인 전자파일 대부분이 가능하다.
아울러, 임시 명세서만 제출한 상태로는 특허심사가 불가능하며, 해당 발명에 대한 특허를 받으려면 임시 명세서를 제출한 날부터 1년 이내에 국내우선권 주장을 하며 다시 출원하는 방안을 선택하거나, 임시 명세서를 제출한 날부터 14개월 이내에 정식 명세서(규정된 서식에 적합한 명세서)를 다시 제출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임시 명세서 제출 제도를 도입함에 따라 특허 명세서 제출 요건이 완화되고, 이를 통하여 국내에서도 연구 결과를 바로 특허출원할 수 있고, 종래의 청구범위 제출 유예 제도에 비하여 산업계에서의 이용이 활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기존에는 서식에 따른 명세서 작성을 위한 별도의 시간이 소요되어 특허출원일을 조기에 확보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으나, 새로운 제도 활용을 통하여 이전보다 신속하게 특허출원이 가능하고, 이후 개량한 발명에 대해서도 우선권을 주장하여 출원일을 인정받는 등 효과적인 기술 보호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