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8-03-02 16:16
배경기술의 공지 인정 여부
 글쓴이 : 김일곤
조회 : 1,314  
특허발명의 명세서에는 관련된 배경기술을 기재하도록 규정되어 있는데, 이러한 배경기술에 기재되어 있거나 특허청구범위의 전제부에 기재된 내용들은 그 기재만으로 특허발명의 출원시 공지된 기술로 인정되는지 여부가 문제될 수 있다.

왜냐하면, 특허발명의 명세서에 기재된 이러한 배경기술이나 특허청구범위의 전제부에 기재된 내용을 근거로 신규성이나 진보성 위배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기 때문인데, 이와 관련된 종래의 판례가 최근 변경되어 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4후2031 판결[등록무효(실)]에 따르면, ⌜구 실용신안법(2001. 2. 3. 법률 제641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5조 제1항은 실용신안등록출원 전에 국내에서 공지되었거나 공연히 실시된 고안( 제1호) 및 실용신안등록출원 전에 국내 또는 국외에서 반포된 간행물에 기재된 고안( 제2호)은 등록을 받을 수 없음을, 제2항은 실용신안등록출원 전에 그 고안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위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고안에 의하여 극히 용이하게 고안할 수 있는 고안은 실용신안등록을 받을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같은 법 제9조 제2항에 따라 실용신안등록출원서에 첨부한 명세서에 종래기술을 기재하는 경우에는 출원된 고안의 출원 이전에 그 기술분야에서 알려진 기술에 비하여 출원된 고안이 신규성과 진보성이 있음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라고 할 것이어서, 그 종래기술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출원된 고안의 신규성 또는 진보성이 부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같은 법 제5조 제1항 각 호에 열거한 고안들 중 하나로 보아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한 바 있다.

이러한 종래의 판례 입장이라면 출원인 스스로 종래기술이 출원 전에 공지된 것임을 명세서 상에서 명백히 인정하고 있는 경우가 아니라도 명세서에 종래기술이라고 기재한 사실만으로 이를 그 출원 전에 불특정 다수에게 알려진 공지기술로 보아 신규성이나 진보성을 부정하는 증거로 사용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한편, 최근 판례인 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후37 전원합의체 판결[등록무효(실)]은 이와는 달리 판시하고 있는데, 이를 살펴보면, ⌜특허발명의 신규성 또는 진보성 판단과 관련하여 특허발명의 구성요소가 출원 전에 공지된 것인지는 사실인정의 문제이고, 공지사실에 관한 증명책임은 신규성 또는 진보성이 부정된다고 주장하는 당사자에게 있다. 따라서 권리자가 자백하거나 법원에 현저한 사실로서 증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우가 아니라면, 공지사실은 증거에 의하여 증명되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리고 청구범위의 전제부 기재는 청구항의 문맥을 매끄럽게 하는 의미에서 발명을 요약하거나 기술분야를 기재하거나 발명이 적용되는 대상물품을 한정하는 등 목적이나 내용이 다양하므로, 어떠한 구성요소가 전제부에 기재되었다는 사정만으로 공지성을 인정할 근거는 되지 못한다. 또한 전제부 기재 구성요소가 명세서에 배경기술 또는 종래기술로 기재될 수도 있는데, 출원인이 명세서에 기재하는 배경기술 또는 종래기술은 출원발명의 기술적 의의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선행기술 조사 및 심사에 유용한 기존의 기술이기는 하나 출원 전 공지되었음을 요건으로 하는 개념은 아니다. 따라서 명세서에 배경기술 또는 종래기술로 기재되어 있다고 하여 그 자체로 공지기술로 볼 수도 없다.⌟

이러한 최근 판례에 따르면, 명세서의 전체적인 기재와 출원경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출원인이 일정한 구성요소는 단순히 배경기술 또는 종래기술인 정도를 넘어서 공지기술이라는 취지로 청구범위의 전제부에 기재하였음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만 별도의 증거 없이도 전제부 기재 구성요소를 출원 전 공지된 것이라고 사실상 추정함이 타당하고, 이러한 추정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므로 출원인이 실제로는 출원 당시 아직 공개되지 아니한 선출원 발명이나 출원인의 회사 내부에만 알려져 있었던 기술을 착오로 공지된 것으로 잘못 기재하였음이 밝혀지는 경우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이러한 추정도 번복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명세서의 배경기술에 기재된 내용이나 청구범위의 전제부에 기재된 내용만을 근거로 신규성이나 진보성 여부를 다툴 경우에는 최근 판례의 입장에 따라 명세서의 전체적인 기재와 출원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함이 바람직하다.
게시글을 twitter로 보내기 게시글을 facebook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Me2Day로 보내기 게시글을 요즘으로 보내기 게시글을 구글로 북마크 하기 게시글을 네이버로 북마크 하기